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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자 놓친 심장, 부정맥… 두근거린다고 다 위험? 경고 신호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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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두근거리거나 심장이 빨리 뛰는 증상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볼 수 있다. 주로 운동을 하거나 긴장되는 상황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심박동이 지나치게 느리거나 빠르고,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최신 통계에 따르면 국내 심방세동 환자는 약 30만 명으로 추정되며, 10년 사이에 2배 이상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심방세동은 심부전과 사망 위험을 2배가량 증가시키고, 뇌졸중 위험은 5배 이상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부정맥이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부정맥과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부정맥을 환자 스스로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치료법이 발전하면서 약물로 조절되지 않던 부정맥도 완치가 가능해졌다. 부정맥의 종류와 위험성, 각각의 치료법까지 순환기내과 신승용 교수(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부정맥이란?... 심장 전기 신호 이상으로 발생
부정맥은 심장이 정상적인 리듬을 유지하지 못하고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느리거나, 불규칙하게 뛰는 상태를 말한다. 심장은 동방결절에서 시작된 전기 신호가 전도 체계를 따라 심방과 심실로 전달되며 규칙적으로 수축·이완하는데, 이 전기 신호의 생성이나 전달 과정에 이상이 생기면 부정맥이 발생한다.

발생 부위에 따라 심방이나 방실결절 등 심실 위쪽에서 생기는 '상심실성 부정맥'과 심실에서 발생하는 '심실성 부정맥'으로 나눌 수 있다. 심박수가 지나치게 빠른 경우는 빈맥, 느린 경우는 서맥으로 분류한다. 신승용 교수는 "가장 흔한 부정맥인 심방세동은 심방이 매우 빠르고 불규칙하게 수축하는 부정맥이고, 심실 조기수축은 심실이 정상보다 일찍 수축하는 현상"이라며 "심실은 혈액이 가득 찼을 때 수축해야 혈액을 힘 있게 뿜어낼 수 있는데, 조기에 수축하면 축구공을 헛발질한 것처럼 혈액을 제대로 뿜어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원인은 다양... 심장 질환 없어도 발생 가능
부정맥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관상동맥질환, 심근경색, 심부전, 심근병증, 판막질환처럼 심장의 구조적 이상이 있는 경우 전기 신호 발생과 전달이 불안정해지면서 부정맥이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 있다. 이외에 갑상선기능항진증, 전해질 이상, 빈혈, 탈수, 감염 등 전신 질환도 부정맥의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심장이나 심혈관 질환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도 부정맥이 생길 수 있다. 신승용 교수는 "심장 질환이 없는 사람에서도 심방 조기수축이나 심실 조기수축 같은 부정맥은 흔히 발견된다"며 "빈도가 드물고 심장의 구조적·기능적 이상이나 동반 질환이 없다면 경과 관찰만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두근거림이 잦아지거나 어지럼, 실신 같은 증상이 동반되면 정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과도한 음주나 카페인 섭취, 수면 부족, 스트레스, 흡연, 비만, 수면무호흡증 등 생활습관도 부정맥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위험도 따라 사망까지… 심박동 이상에 식은땀, 의식저하 동반 시 응급실 방문
부정맥의 증상은 종류와 개인에 따라 다양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맥이 불규칙하게 느껴지는 심계항진이다. 가슴 답답함, 어지럼, 피로감, 호흡곤란이 동반될 수도 있다. 심방세동에서는 불규칙한 맥과 함께 운동 시 숨이 차고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이 흔하며, 증상이 거의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청소년이나 젊은 성인에서도 흔하게 나타나는 발작성 상심실성 빈맥은 갑자기 매우 빠른 심장박동이 시작됐다가 갑자기 정상으로 돌아오는 특징을 보인다. 그러나 신승용 교수는 "실신, 심한 흉통, 호흡곤란, 식은땀, 의식 저하같이 혈압 저하나 심장 기능 이상이 의심되는 증상이 동반될 경우에는 위험 신호로 보고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처럼 모든 부정맥의 위험도가 같은 것은 아니다. 심실세동이나 심실빈맥처럼 심장의 펌프 기능이 즉각적으로 소실되는 부정맥은 곧바로 심정지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반면 심방세동은 즉각적인 심정지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심장 안에 혈전이 형성돼 뇌졸중이나 전신 색전증 위험이 5배 이상 증가한다는 점에서 조기 발견과 대처가 중요하다.

신 교수는 "심방세동은 적절한 치료로 위험을 크게 낮추고 예방할 수 있어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의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흔한 부정맥 중 하나인 심실 조기수축은 대부분 예후가 양호하며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뇌졸중, 심부전, 급성 심장사까지... 부정맥의 합병증
부정맥은 그 자체로 위험할 수도 있지만, 더 무서운 것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심방세동은 대표적으로 뇌졸중 위험을 크게 높이는 부정맥으로, 심장 안에 생긴 혈전이 뇌나 다른 주요 장기로 이동해 심각한 후유 장애를 남길 수 있다. 또 부정맥의 종류와 상관없이 빠른 부정맥이 장기간 지속되면 심부전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심한 서맥에서는 실신으로 인한 낙상과 2차적인 외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실빈맥·세동과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은 급성 심장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진단의 핵심은 증상 발생 시 심전도 기록
부정맥 진단의 핵심은 증상이 있을 때 심전도로 기록하고 확인하는 것이다. 신승용 교수는 "기본적인 12유도 심전도가 가장 중요하며,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경우에는 24시간 이상 기록하는 홀터 심전도나 수일에서 수주 간 착용하는 패치형 심전도, 증상 발생 시 기록하는 이벤트 모니터가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반복적인 검사에서도 원인을 밝히지 못한 실신이 반복될 경우에는 초소형 이식형 루프 기록기를 사용하기도 한다. 신 교수는 "심장초음파를 통해 심장의 구조적 이상과 심기능을 평가하고, 혈액검사로 전해질 이상이나 갑상선 기능 이상 여부를 확인한다"며 "필요에 따라 운동 부하검사나 전기생리학검사를 시행해 부정맥의 정확한 발생 기전을 파악한다"고 덧붙였다.

부정맥 종류와 단계에 따른 맞춤 치료가 핵심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부정맥의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혈압 저하나 의식 장애 등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즉각적인 전기적 제세동 치료와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 비교적 안정적인 심방세동이나 상심실성 빈맥에서는 약물로 심박수를 조절하거나 정상 리듬 회복과 유지를 시도한다.

신승용 교수는 "심방세동 치료에서는 리듬 치료 외에도 뇌졸중 예방을 위한 항응고 치료가 중요한 축을 이룬다. 출혈 위험이 높아 항응고제 사용이 어렵거나, 항응고 약물치료로 예방에 실패한 환자에서는 혈전의 주요 발생 부위인 좌심방이를 막는 경피적 좌심방이 폐색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약제에 내성이 생겨 심방세동이 자주 재발하는 경우에는 전극도자절제술 같은 근본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이어 신 교수는 "증상이 있는 동기능 부전이나 방실차단에서는 영구형 심장박동기 이식이 필요하며, 치명적인 심실빈맥·세동의 재발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이식형 제세동기 치료를 통해 급사를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19 신고가 최우선… 단순 두근거림도 반복되면 진료받아야
일반인이 부정맥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응급 대처의 핵심은 위험 신호를 빨리 인지하고 즉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다. 의식이 없고 정상 호흡이 없다면 곧바로 119에 신고하고 가슴 압박 심폐소생술을 시작해야 한다. 주변에 자동심장충격기(aed)가 있다면 지시에 따라 사용하면 된다. 반면 의식은 있으나 흉통, 심한 호흡곤란, 실신할 것 같은 느낌이 있으면 지체 없이 응급실로 이동해야 한다. 이에 신승용 교수는 "단순한 두근거림만 있을 경우에도 증상이 반복되거나 처음 경험하는 심각한 양상이라면 심전도를 찍고 빠른 시일 내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부정맥 예방을 위해서는 원인이 되는 위험요인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을 잘 조절하고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는 것이 기본이다. 과도한 카페인 섭취를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 관리를 유지하며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외에 수면무호흡증, 갑상선 질환, 전해질 이상처럼 평소 가지고 있는 동반 질환이 있다면 이 질환을 적절히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