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절 영양제, 알츠하이머 진행 위험 높인다?... 美 연구 결과 보니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고 인지 기능을 악화시키는 근본적인 대사 원인이 뇌 속 단백질의 과당화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생쥐 모델과 대규모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그동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던 치매의 대사적 원인을 규명하고 흔히 복용하는 특정 건강 보조제가 치매 환자에게 해로울 수 있음을 밝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유발 시 발생하는 대사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하고자 조직 내 물질 분자의 위치와 분포를 분석하는 공간 대사체학과 지질체학 등을 통합한 다중 오믹스 분석을 실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알츠하이머병 생쥐 모델을 대상으로 신생 복합 탄수화물 생합성을 측정하는 안정 동위원소 추적 실험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의료 시스템에 등록된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 24,481명과 치매 전 단계의 인지 기능 저하 상태인 경도인지장애 환자 41,884명의 전자 건강 기록을 약 5년간 후향적으로 조사했다. 조사 결과 각 진단 범주의 환자 중 약 8%가 관절 건강 보조제 성분인 글루코사민을 정기적으로 복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분석 결과 글루코사민 복용으로 인한 알츠하이머성 치매 환자의 10년 전체 사망 위험은 비복용자보다 2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글루코사민을 복용할 경우 뇌세포의 대사 교란 때문에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증상이 악화되어 전환되는 누적 발생률 역시 25% 늘어났다. 동물 실험에서도 8개월령 알츠하이머 생쥐에게 2주 동안 글루코사민을 경구 투여하자 뇌 속 과당화 현상이 유의미하게 상승하며 사회적 기억 결손이 더욱 악화됐다. 반면 정상 생쥐에게는 동일한 양의 글루코사민을 투여해도 과당화나 기억력 저하가 유발되지 않아 정상 뇌는 대사 교란에 대한 내재적 회복력을 가지고 있음이 증명됐다.
이번 연구는 과당화 현상이 알츠하이머병의 단순한 부수적 결과가 아니라 질병 진행을 유도하는 주요 대사적 요인임을 규명했다. 연구팀이 생쥐의 뇌 속에서 당 생합성을 담당하는 핵심 효소인 포스포글루코뮤타제 3의 발현을 유전적으로 억제하자 과당화 현상이 감소하며 인지 기능이 유의미하게 회복됐다. 이는 치매 유발 단백질 덩어리인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나 신경 염증을 직접 제거하지 않더라도 대사 경로 조절을 통해 치매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대안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결과적으로 뇌 속 글리칸 대사를 표적으로 삼는 대사 조절 기전이 알츠하이머병 극복을 위한 실행 가능한 표적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연구의 공동 제1 저자인 타라 r. 호킨슨 박사후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과당화가 알츠하이머병 관련 인지 기능 장애에 인과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낸 성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당화 효소의 생합성을 억제하는 것만으로도 기존 병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사회적 기억 능력을 현저히 향상시킬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향후 과제에 대해 "현재는 뇌 속으로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 보호막인 혈뇌장벽을 투과하여 뇌 속 당화를 선택적으로 낮추는 소분자 억제 화합물이 제한적이므로 이를 개발하고 시험하는 것이 다음 단계의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hyperglycosylation is a metabolic driver of alzheimer's disease: 과당화는 알츠하이머병의 대사적 원인입니다)는 2026년 6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