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무가 배윤정 13kg 감량 '올레샷 다이어트', 정말 살 빠질까? [팩트진찰대]
최근 안무가 배윤정, 방송인 김소영 등이 단기간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며 공개한 '올리브 레몬 샷'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올리브오일과 레몬즙을 1:1로 섞어 아침 공복에 마시는 이 음료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너도나도 따라하는 '올리브 레몬 샷 챌린지'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이 음료가 실제로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는지, 또 감량을 목적으로 과도하게 섭취했을 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지, 보다 신중히 살펴봐야 한다. 유행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해 자신의 몸에 맞는 방식인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이선희 임상영양사(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와 함께 '올레샷'의 과학적 근거와 잠재적 위험성을 짚어보고, 건강을 지키면서 올바르게 음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올레샷', 올리브오일과 레몬즙의 만남
올레샷(olé shot)은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과 신선한 '레몬즙'을 동일한 비율로 혼합해 아침 공복에 마시는 음료다. 통상 올리브오일과 레몬즙을 각각 1큰술(약 15ml)씩 섞어 한 번에 들이키는 방식으로 섭취한다. 이선희 임상영양사는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은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아 폴리페놀과 같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고, 냉압착 방식으로 추출되어 영양소 손실이 적은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각 성분의 효능을 살펴보면, 올리브오일의 주성분인 '올레산(oleic acid)'은 단일불포화지방산으로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레몬에 풍부한 비타민 c와 '구연산(citric acid)'은 항산화 효과와 함께 원활한 에너지 대사를 도울 수 있다.
체중 감량 근거 '미비'… "일시적 소화기능 개선은 기대"
그러나 올레샷의 직접적인 체중 감량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로 올리브오일과 레몬즙을 혼합한 올레샷이 직접적인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한 임상 연구는 현재까지 보고되지 않았다. 이선희 임상영양사는 "관련 연구들은 대부분 에너지 섭취를 제한하는 식단이나 규칙적인 운동을 병행했을 때 체지방 감소 효과를 보였으며, 올레샷 단독 섭취만으로는 의미 있는 체중 변화를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긍정적인 신체 변화를 경험할 수는 있다. 올리브오일이 담즙 분비를 촉진해 지방의 소화를 돕고 장을 윤활하게 하며, 레몬의 구연산은 위산 분비를 자극해 소화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용으로 인해 일시적인 배변 활동 촉진이나 소화 개선 효과가 나타날 수는 있다. 하지만 이 임상영양사는 "이는 지방 조직이 감소하는 근본적인 체중 감량과는 다른 일시적 생리 현상으로, 개인의 체질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효과는 매우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특정 질환자, "공복 섭취 시 통증·염증 악화 위험"
올레샷은 기름(올리브오일)과 산(레몬즙)을 공복에 섭취하는 방식이므로 위장이 약하거나 특정 질환을 가진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선희 임상영양사는 "담석증이나 담낭염 환자의 경우, 올리브오일이 담즙 분비와 담낭 수축을 자극해 통증이나 담낭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며 "위염, 위궤양, 위식도역류질환 환자 역시 산성과 지방의 자극으로 속쓰림, 복통, 위 점막 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또한 췌장염 병력이 있는 경우 고지방 섭취가 췌장을 자극해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올리브오일은 1큰술(15ml)당 약 120kcal의 고열량이기 때문에 꾸준히 섭취할 경우 오히려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으며, 레몬의 강한 산성은 치아 부식이나 위 점막 손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주 2~3회 식후 섭취 권장, 균형 잡힌 생활습관 유지해야
결국 올레샷은 체중 감량의 주전략이 아닌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선희 임상영양사는 "매일 공복에 마시기보다 주 2~3회, 식사 중이나 식후에 소량 섭취하는 편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올레샷을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관리법으로 인식하고, 균형 잡힌 식습관과 생활 습관 개선을 병행할 때 비로소 실질적인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성공적인 체중 관리를 위해서는 특정 식품만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기초대사량과 활동량에 맞춰 총 섭취 열량을 조절하고, 단백질과 식이섬유 위주의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규칙적인 유산소·근력 운동과 충분한 수면, 수분 섭취, 스트레스 관리가 병행될 때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체중 감량 효과를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