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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안 보이는 미세혈뇨...중증 질환의 신호일 수도?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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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에 피가 섞였다는 말을 들으면 대부분은 붉게 변한 소변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눈으로는 전혀 구별되지 않는 '미세 혈뇨'도 존재한다. 겉보기엔 정상처럼 보이는 소변 안에 현미경으로만 확인할 수 있는 혈액 성분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단순 염증부터 암, 신장 질환 등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그렇다면 미세 혈뇨란 정확히 어떤 상태를 말하며, 정밀 검사가 필요한 경우는 언제일까? 신장내과 전문의 양유미 원장(청주이음내과)로부터 미세 혈뇨의 원인, 진단, 치료 과정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q. 겉보기에는 정상인 소변에서도 '미세 혈뇨'가 발견될 수 있다는데, 정확히 어떤 기준으로 진단되나요?
우선 혈뇨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육안적 혈뇨와 미세 혈뇨(현미경적 혈뇨)가 있습니다.

육안적 혈뇨는 말 그대로 눈으로 봤을 때 소변 색이 갈색이나 붉게 보이는 경우를 말합니다. 즉, 소변을 볼 때 '피가 섞였다'는 걸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상태죠.

반면 미세 혈뇨는 겉으로 봤을 땐 소변 색이 맑고 정상처럼 보여요. 하지만 현미경으로 들여다봤을 때 고배율 시야에서 적혈구가 3개 이상 보이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즉,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소변에 적혈구가 섞여 있는 상태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q. 미세 혈뇨는 격한 운동, 탈수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암과 같은 심각한 중증 질환의 신호인 경우도 있나요?
미세 혈뇨는 경미한 요로 질환의 징후일 수도 있고 신장 질환이나 종양 등 심각한 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세 혈뇨는 크게 사구체성 혈뇨와 비사구체성 혈뇨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비사구체성 혈뇨는 콩팥에서 소변이 생성된 이후, 요관이나 방광, 요도를 지나가는 과정 중 점막 손상이 발생해 혈액이 소변에 섞이는 경우를 말합니다. 이러한 형태의 혈뇨는 방광염, 신우신염, 요로결석, 방광암, 신장암 등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대부분 요로계 구조물의 염증 또는 손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반면, 사구체성 혈뇨는 소변이 만들어지는 콩팥 내부, 특히 사구체라는 구조물에서 혈액이 걸러지는 과정 중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입니다. 콩팥은 혈액 속 노폐물을 걸러 소변을 생성하는 기관인데, 이 과정에서 사구체에 염증이나 손상이 발생하면 혈액 성분이 소변으로 섞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iga 신병증, 루푸스 신염, 혈관염성 신염 등이 있습니다. 특히 단백뇨가 동반되는 경우, 신장 질환이 활발히 진행 중일 수 있으며, 이런 경우에는 신장 조직검사 등 정밀한 평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q. 만약 한 번의 검사에서 미세 혈뇨가 나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단 한 번의 검사에서 나왔다고 하더라도,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판단해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우선은 재검사를 통해 혈뇨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단백뇨가 함께 발견된 경우, 또는 신장 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보다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반드시 신장내과나 비뇨의학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필요시 정밀검사까지 받아보는 것이 권장됩니다.

미세 혈뇨는 경우에 따라 일시적인 요인일 수 있지만, 조기에 간과하면 진행성 신장 질환이나 심각한 기저 질환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재확인과 전문의 평가가 필수적입니다.

q. 미세 혈뇨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방문하면, 어떤 검사를 받게 되나요?
병원에서는 우선 혈액 검사를 통해 신장 기능(크레아티닌, 사구체 여과율 등)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시행합니다. 또한 소변 검사를 통해 다음과 같은 항목들을 확인하게 됩니다.

△ 단백뇨의 동반 여부
△ 적혈구의 형태(이형성 여부)
△ 소변 내 염증 유무
△ 암세포 등 이상세포의 존재 여부

이후, 혈뇨의 원인이 비뇨기계 구조적 문제인지 판단하기 위해 신장 및 방광의 초음파 검사 또는 ct(전산화 단층촬영)와 같은 영상의학적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신장암, 방광암 등 종양성 질환의 가능성도 확인하게 됩니다.

특히 미세 혈뇨와 함께 단백뇨가 동반된 경우, 이는 사구체신염과 같은 신장 자체의 염증 질환이 활성화된 상태일 수 있기 때문에, 필요시 신장 조직검사(신장 생검)까지 추가로 시행합니다. 이 검사는 보다 정밀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q. 검사 이후에는 어떤 치료 과정으로 이어지나요?
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는 원인 질환에 맞춰 다양하게 진행됩니다.

예를 들어, 방광염이나 신우신염처럼 염증에 의한 혈뇨인 경우에는 항생제를 투여하여 염증을 치료하게 됩니다.

요로결석이 원인일 경우에는 결석을 제거하거나 배출을 유도하는 치료를 진행하게 됩니다. 필요에 따라 시술이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검사를 통해 방광암이나 신장암 등 종양이 발견된 경우에는, 종양의 종류와 병기에 따라 외과적 절제, 항암치료, 면역치료 등 암에 대한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또한, 사구체신염과 같은 신장 자체의 질환이 원인인 경우에는 먼저 신장 조직검사를 통해 질환의 정확한 종류와 활성도를 확인합니다. 이후에는 면역억제제 치료, 스테로이드 요법 등 전문적인 약물 치료가 시행됩니다.

이러한 치료는 질환의 진행을 늦추고, 신부전으로 악화되는 것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q. 미세 혈뇨를 통해 다른 질환이 발견된 사례도 있었을까요?
네, 실제로 미세 혈뇨가 단순 증상이 아닌 다른 질환의 중요한 신호로 작용한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한 사례는 79세 남성 환자였는데, 건강검진에서 미세 혈뇨가 발견되어 내원하셨습니다. 이후 영상 검사를 진행한 결과, 신장암이 진단된 경우였습니다. 증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혈뇨가 없었다면 조기 진단이 어려웠을 수 있던 케이스입니다.

또 다른 사례는, 수년간 반복적으로 혈뇨가 있었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다고 생각해 방치했던 환자였습니다.

건강검진에서 4년 연속 혈뇨가 관찰된 후 진료 의뢰가 되어 내원하셨습니다. 검사 결과 단백뇨가 동반되어 있었으며, 이미 신장염이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이 환자분은 신장 기능이 많이 저하된 상태로 내원하셔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했습니다.

또 한 사례는 젊은 학생이었습니다. 이 환자는 혈뇨 외에 야간 빈뇨(밤에 자주 소변을 보기 위해 깸) 증상이 있었고, 일상생활에 불편감을 느껴 병원을 찾았습니다. 검사 결과 방광염이 동반된 혈뇨로 확인되었고, 항생제 치료 이후 증상이 모두 호전되었습니다.

q. 마지막으로 혈뇨 증상을 경험하는 분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요?
혈뇨는 절대로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는 신호입니다. 특히 반복적으로 미세 혈뇨가 관찰되거나, 단백뇨가 동반된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신장내과 또는 비뇨의학과에서 조기에 원인을 평가하고 적절히 관리한다면, 중증 신장 질환으로의 진행을 막고 건강한 신장 기능을 지킬 수 있습니다.

기획 = 임지윤 건강전문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