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전근개파열, 방치하면 인공관절 수술까지…"조기 발견 중요" ②
회전근개파열은 어깨를 감싸는 4개의 힘줄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힘줄은 근육과 달리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시간이 지나도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다. 방치하면 파열 범위가 점점 넓어져 어깨 관련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정형외과 전문의 석창우 원장(모두탑365정형외과의원 수지)은 "회전근개파열은 조기 발견이 가장 중요하다"며 "일찍 발견하면 치료 선택지가 많아지고 예후도 좋지만, 늦게 발견하면 수술해도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회전근개파열 방치 시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과 치료법 그리고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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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서서히 찢어지는 어깨 힘줄 '회전근개파열'…"팔 올라간다고 방심 금물" ①
방치하면 오십견·관절염으로 이어져...조기 치료 중요
회전근개파열은 방치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된다. 파열 범위가 점점 넓어져 1cm 찢어진 힘줄이 2cm, 3cm로 커지고, 부분 파열이 완전 파열로, 작은 파열이 광범위 파열로 진행된다. 이렇게 파열 범위가 넓어지면 치료가 어려워지고 수술이 필요해진다.
여기에 더해 통증 때문에 어깨를 움직이지 않으려 하다 보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지속된 염증이 관절낭까지 영향을 미치면 관절이 굳어지면서 '오십견'이 동반되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힘줄이 끊어진 상태가 지속되면 힘줄과 연결된 근육을 쓸 수 없게 되면서 근육이 점점 위축된다. 심할 경우 근육 조직이 지방으로 바뀌는 '지방변성'으로 진행된다. 한번 지방으로 변한 근육은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으며, 수술로 힘줄을 붙여도 근육이 제 기능을 회복하지 못할 수 있다.
회전근개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어깨관절이 불안정해지고, 이로 인해 관절 연골이 비정상적으로 닳으면서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회전근개 파열 관절 병증'이라고 하는데, 이 상태까지 악화되면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염증 조절부터 수술까지...환자 맞춤형 치료 필요
회전근개파열의 치료는 파열의 크기와 범위, 환자의 연령과 활동량, 증상의 심각도, 근육 상태, 직업과 생활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눠 결정된다.
보존적 치료는 파열을 복구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을 조절하고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이다. 소염 진통제 약물 치료,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 물리치료 및 재활운동 등으로 염증과 진통을 조절하고, 어깨가 굳지 않도록 부드럽게 움직여 오십견이나 다른 합병증을 예방한다.
석창우 원장은 "주사 치료는 염증을 가라앉혀 통증을 줄여주는 것이지, 끊어진 힘줄을 다시 붙여주는 것이 아니다"며 "주사 치료 후 통증은 줄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힘줄 파열은 점점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통증이 가라앉아도, 꾸준한 치료와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관리하는 것이 좋다.
보존적 치료를 3~6개월 정도 충분히 진행했는데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 수술적 치료는 관절경을 이용한 최소침습 수술로, 끊어진 힘줄을 원래 위치로 당겨 뼈에 고정한다. 수술 시간도 짧고, 회복도 빠르다.
석 원장은 "파열이 작다고 보존적 치료만 하는 것은 아니다"며 "시간이 지나면 파열은 점점 커지기 때문에 50대 이하의 젊고 활동적인 분들이라면, 파열 크기가 1cm라도 수술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견갑골 관리가 핵심...자세 교정부터 시작
회전근개는 한번 파열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예방이 중요하다. 특히 자세 교정이 가장 중요한데, 등 뒤에 날개처럼 붙어있는 두 개의 뼈인 '견갑골'의 위치와 움직임이 핵심이다. 견갑골은 회전근개를 감싸고 있는 견봉의 베이스로 견갑골 위치가 잘못되면 어깨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라운드 숄더처럼 견갑골이 앞으로 기울어지고 회전된 상태가 지속되면 견봉 아래 공간이 좁아져 회전근개 힘줄이 계속 긁히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팔을 들어 올릴 때 견갑골도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견갑골-상완 리듬'이라고 하는데, 팔을 180도 들 때 팔뼈가 120도 움직이면 견갑골이 60도 움직여줘야 정상이다. 그런데 견갑골 주변 근육들이 굳어있거나 약해서 견갑골이 제때 움직여주지 못하면 팔만 올라가면서 견봉과 회전근개가 부딪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충돌증후군이고, 회전근개 손상의 시작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스마트폰이나 모니터를 볼 때 고개를 숙이거나 앞으로 내밀지 말고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좋다. 의자에 앉을 때도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양쪽 견갑골을 살짝 뒤로 모으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평소 거울을 볼 때 '내 어깨가 앞으로 말려있나?', '날개뼈가 바깥으로 튀어나와 있나?'를 체크해 자신의 자세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직업별 예방법과 생활 습관 개선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운동을 취미로 하거나 직업으로 하는 경우 어깨 사용 후 아이싱을 습관화해야 하며, 오버트레이닝을 피하고, 전문가에게 자세 교정을 받는 것이 좋다.
인테리어, 전기공사 기사는 작업 시 사다리를 충분히 높게 설치해 팔을 많이 들지 않게 하고, 바리스타는 에스프레소 머신 손잡이를 올릴 때, 어깨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1시간마다 5분씩이라도 휴식을 취하고, 견갑골 주변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해야한다. 특히 40대 이후에는 1~2년에 한 번씩 검진을 통해 어깨 상태를 미리 점검해 예방을 하는 것이 좋다.
그밖에 일상생활 속에서도 높은 선반에 자주 쓰는 물건 두지 않기, 무리한 무게 들기 피하기, 청소할 때 긴 막대 청소도구 사용하기 등을 통해 팔을 높게 드는 동작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석창우 원장은 "'내 어깨는 내가 지킨다'는 마음으로 평소에 관리하시면, 나이가 들어도 건강한 어깨를 유지할 수 있다"며 "어깨는 한번 망가지면 회복이 어렵지만, 견갑골 중심의 관리를 꾸준히 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