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북목 예방하려면? "W자 스트레칭·낮은 베개 효과적"
스마트폰과 pc 사용이 늘면서 거북목이나 일자목은 흔한 현대인의 질환이 됐다. 그러나 흔하다고 해서 가볍게 넘길 수는 없다. 목이 곧게 펴지거나 머리가 앞으로 쏠리면 어깨와 머리까지 통증이 번져 두통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근육과 인대의 긴장이 지속되면 만성 통증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거북목과 일자목은 생활 속 자세 교정과 간단한 스트레칭만으로도 충분히 개선 여지가 있다.
신경외과 전문의 박경제 원장(서울바른신경외과)은 "거북목은 단순한 자세 이상이 아니라, 경추에 만성적인 부담을 주는 구조적인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모니터 높이나 스마트폰 사용 습관, 수면 시 베개 높이 등 생활 전반을 점검하고 교정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번 기사에서는 거북목의 원인부터 자가진단법, 생활 속 예방법까지 차례로 짚어본다.
거북목은 어떤 사람에게 잘 발생하나요?
제 진료실을 찾는 20~30대 환자분들 중 거의 80~90% 이상이 거북목이나 일자목 증상을 보이고 있어요. 최근에는 중·고등학생들도 많이 찾아오고 있고요. 통계를 보니까 거북목이나 일자목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연간 200만 명이 넘더라고요.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고생하고 계신 거죠.
거북목과 일자목은 정확히 어떤 상태를 말하는 건가요?
정상적인 목뼈, 즉 경추는 옆에서 봤을 때 앞쪽으로 살짝 볼록하게 나온 c자 모양이에요. 그런데 목이 앞으로 구부러지는 잘못된 자세가 계속되면 이 c자 곡선이 사라지면서 일자목이 되는 거죠. 더 진행되면 역 c자 모양이나 역 s자 모양으로 변형되기도 합니다. 결과적으로 머리가 몸의 중심선보다 앞으로 쭉 나와서 마치 거북이가 목을 뺀 것처럼 보이는 상태, 이걸 거북목이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목이 변형되면 우리 몸에는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머리가 앞으로 나올수록 목을 지지하는 근육과 인대가 무거운 머리를 떠받치느라 과도하게 긴장하게 되고, 그러면서 통증이 생기는 거예요. 목의 긴장이 어깨나 등 날개뼈까지 이어지면 근육이 뭉치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담 걸렸다'는 느낌을 받게 되죠. 특히 목 위쪽인 상부 경추에 문제가 생기면 통증이 머리로 올라가서 두통을 유발할 수 있어요. 이걸 경추성 두통이라고 합니다.
스스로 거북목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지금 바로 벽에 대고 확인할 수 있어요. 먼저 벽에 발뒤꿈치, 엉덩이, 등을 편안하게 기대고 서보세요. 이 상태에서 뒤통수가 벽에 편하게 닿는지 확인하는 거예요. 만약 벽에 머리가 닿지 않거나, 억지로 뒤통수를 대려고 턱을 과도하게 당기게 된다면 거북목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방법은 편안하게 정면을 보고 섰을 때 옆에서 확인하는 건데요. 귀와 어깨의 위치를 보면 돼요. 귀의 위치가 어깨선보다 많이 앞으로 나와 있다면 거북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 어떤 자세가 거북목 예방에 도움이 될까요?
가장 중요한 건 모니터와 눈높이를 맞춰주는 거예요. 요즘은 높낮이 조절 책상을 쓰시거나 모니터 받침대를 높여서 사용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게 어렵다면 차라리 의자 높이를 낮춰서 눈높이를 맞춰주시는 게 좋습니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쉽게 할 수 있는 스트레칭법이 있을까요?
제가 'w자 스트레칭'이라고 이름 붙인 동작을 추천드려요. 목을 전방 15~20도 정도로 살짝 젖힌 상태에서 양팔을 벌려주세요. 그 자세에서 뒤쪽으로 젖히면서 등 날개뼈가 붙는다는 생각으로 5~10초 정도 유지하는 거예요. 앞에서 보면 w자 모양이 되는데, 이렇게 틈날 때마다 따라 해주시면 거북목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잠잘 때는 어떤 자세가 도움이 되나요? 또 베개는 어떻게 골라야 할까요?
똑바로 누워서 주무실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고, 낮은 베개를 사용하는 게 중요해요. 높은 베개를 쓰는 것만으로도 목이 많이 구부러질 수 있거든요. 베개는 목을 받쳐주는 정도의 높이면 충분합니다.
옆으로 주무실 때는 어깨너비만큼 받쳐줘야 고개가 한쪽으로 떨어지지 않아요. 그래서 수면 자세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경추 베개를 사용하시면 좋습니다. 가운데 부분은 목을 받쳐줄 수 있게 약간 높고, 뒤쪽은 머리를 받쳐주게 낮게, 그리고 양옆은 옆으로 잘 때를 위해 높게 디자인된 베개가 이상적이에요.
거북목의 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병원에서는 거북목 교정 치료, 도수 치료 등을 시행하고 있어요. 장시간에 걸쳐 굳어진 상태라 한두 번의 치료로는 어렵지만,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꾸준히 받으시는 분들은 정상적인 c자 곡선으로 좋아지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증이나 염증이 심한 분들은 신경 주사 치료를 하기도 해요. 목 주변의 힘줄과 인대를 강화하고 염증이나 통증을 줄여주는 치료죠. 경추성 두통에도 도수 치료나 교정 치료를 많이 시행하고, 심한 경우 신경 주사 치료를 받으시면 됩니다.
재발을 막으려면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할까요?
병원에서 아무리 열심히 치료해도 일상생활 습관이 바뀌지 않으면 소용없어요. 최근 가장 큰 문제는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세가 나빠지는 거예요. 자연스럽게 목과 등이 구부러지면서 거북목이 생기는 거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고, 그게 어렵다면 핸드폰을 조금 위쪽으로 들어서 고개를 덜 숙이고 사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체형에 맞는 낮은 베개를 사용하는 것도 거북목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