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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모래 낀 느낌"...240만명 앓는 안구건조증, 시력까지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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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바람이 불고 난방기기 사용이 잦은 겨울철에는 눈이 뻑뻑하거나 모래알이 굴러가는 듯한 이물감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부쩍 늘어난다. 눈물층의 양과 질이 변해 눈 표면이 손상되는 '안구건조증' 탓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약 239만 명이 이 질환으로 병원을 찾았을 만큼, 이제는 현대인의 대표적인 고질병으로 자리 잡았다. 문제는 대다수 환자가 이를 단순한 피로로 여겨 방치하거나 인공눈물 점안에만 의존하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친다는 점이다.

안과 전태하 교수(가톨릭관동대학교 국제성모병원)는 "안구건조증을 방치할 경우 만성 염증이 지속되고, 심하면 감염 위험 증가와 함께 시력의 질이 장기적으로 저하될 수 있다"며 "단순한 증상 완화를 넘어선 정확한 원인 파악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의 자문을 통해 안구건조증의 유형별 특징과 주요 시술법, 겨울철 관리 수칙을 알아본다.

눈물막 3중 구조 깨지면 발병… 유형별 치료 달라
안구건조증을 단순히 '눈물이 마르는 병'으로만 알기 쉽지만, 의학적으로는 눈물막의 항상성이 깨져 안구 표면이 손상되는 질환을 총칭한다. 이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눈물을 감싸고 있는 '눈물막(tear film)'의 3중 구조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우리 눈의 눈물막은 안구 표면에 눈물이 잘 붙어있게 하는 '점액층', 실질적인 수분을 공급하는 '수성층', 그리고 가장 바깥쪽에서 수분 증발을 막아주는 코팅 역할의 '지질층(기름층)'으로 구성돼 있다.

치료의 첫걸음은 이 구조 중 내 눈물이 '안 만들어지는 것(수성층 부족)'인지, '너무 빨리 마르는 것(지질층 결핍)'인지 구별하는 것이다. 두 유형은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진단 없이 무작정 인공눈물만 넣어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우선 '수분 부족형' 안구건조증은 눈물샘의 기능 저하로 인해 수성층의 눈물 생성량 자체가 감소한 상태다.

쇼그렌증후군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이나 노화, 특정 약물 복용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전태하 교수는 "병원에서는 쉬르머 검사와 눈물 띠 높이 측정을 통해 실제 눈물 분비량을 평가하며, 필요한 경우 자가면역 혈액검사를 통해 원인 질환을 감별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증발 과다형'은 눈물 분비량은 정상이지만, 눈물막을 덮어주는 지질층이 깨져 수분이 빠르게 날아가는 상태를 말한다. 위아래 눈꺼풀에 위치해 기름을 분비하는 기관인 '마이봄샘'이 막히거나 기능을 못 하는 것이 주원인이다.

전 교수는 "증발 과다형 안구건조증은 눈물의 양은 비교적 유지되지만 마이봄샘 기능부전으로 인해 지질층이 불안정해 눈물이 빠르게 증발하는 상태를 말한다"며 "장시간 화면 사용이나 눈꺼풀염, 콘택트렌즈 착용 등이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이어 "이 경우 눈물막이 얼마나 빨리 깨지는지를 확인하는 '눈물막 파괴 시간(tbut)' 측정과 마이봄샘 촬영 검사를 통해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래 낀 느낌 방치하다간…"감염 위험 커지고, 시력 저하될 수도"
안구건조증 환자는 눈이 뻑뻑하고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모래가 들어간 듯한 불편감을 흔히 호소한다.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시야가 순간적으로 흐려졌다가 깜빡이면 좋아지는 증상이 반복되며, 경우에 따라 따가움·화끈거림·눈부심·충혈이나 눈물이 오히려 많이 나는 역설적 눈물 흘림이 나타나기도 한다.

전태하 교수는 "안구건조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눈물막 불안정과 만성 염증이 지속되면서 각결막 상피 손상이 진행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만성 통증, 시력 변동, 각막미란이나 각막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감염 위험 증가와 함께 시력의 질이 장기적으로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력 자체에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각막의 손상 때문이다. 초기에는 눈물막이 깨져 빛이 산란하며 생기는 '일시적인 시력 저하'에 그치지만, 염증으로 인해 각막 표면에 상처가 반복되고 흉터(혼탁)가 남게 되면 안경으로도 교정되지 않는 영구적인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인공눈물로 해결 안 될 땐 'ipl·열맥동' 등 시술 고려
안구건조증 치료는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진단 초기에는 일차적으로 부족한 눈물을 보충하는 인공눈물(점안액)과 함께, 눈 표면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항염증 안약 등을 처방해 증상 호전을 시도한다. 수분 부족형이나 경미한 증발 과다형의 경우 이러한 약물 치료와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약물 치료만으로 조절되지 않거나 증상이 만성적이라면 시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ipl(광선치료)과 열맥동 치료가 있다. 이들 치료는 물리적인 열과 빛을 이용해 굳어진 마이봄샘의 분비물을 녹이고 염증을 개선하여, 최종적으로 눈물막의 지질층을 복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주로 눈물 분비량은 유지되나 마이봄샘 기능부전이 뚜렷해 증발을 막지 못하는 '증발 과다형'이나 '혼합형' 환자가 주된 치료 대상이다.

전태하 교수는 "구체적으로는 마이봄샘 압출 시 분비물이 탁하거나 배출이 어렵고, tbut가 현저히 짧으며, 반복적인 염증 소견이나 마이봄샘 폐쇄가 확인되는 경우 시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며 "인공눈물을 자주 사용해도 증상이 반복되거나, 눈꺼풀염·주사 피부염을 동반한 환자도 주요 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ipl 치료는 특정 파장의 강한 빛을 눈꺼풀 주변 피부에 조사해 마이봄샘 기능부전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전 교수는 "빛 에너지가 혈관의 헤모글로빈에 선택적으로 흡수되어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표재성 혈관을 응고시키고, 이를 통해 염증 매개 물질의 공급을 차단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열맥동 치료는 눈꺼풀 안쪽에서 일정한 온도의 열을 가하면서 동시에 리드미컬한 압력을 가해 마이봄샘 내부의 고형화된 지질을 녹이고 직접 배출시키는 시술이다. 전 교수는 "치료 과정에서 마이봄샘의 폐쇄가 해소되면 정상적인 지질 분비가 회복된다"며 "결과적으로 눈물막의 지질층이 안정화되어 눈물 증발이 감소하고 건조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온찜질·눈꺼풀 세정 등 '홈케어' 병행해야 효과 지속
시술적 치료의 효과는 보통 6개월 이상 유지되지만, 이것이 영구적인 완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마이봄샘 기능부전은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병원 치료와 더불어 집에서의 올바른 생활 습관 관리가 필수적이다.

가장 효과적인 홈케어는 온찜질과 눈꺼풀 세정이다. 전 교수는 "온찜질은 마이봄샘 안에 굳어 있는 기름을 녹여 정상적인 분비를 유도하기 위한 치료"라며 "깨끗한 수건이나 전용 온찜질팩을 약 40~45도 정도의 따뜻한 온도로 준비해 눈을 감은 상태에서 5~10분간 눈꺼풀 위에 올려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권장했다.

또한 "온찜질 후에는 전용 눈꺼풀 세정제나 희석한 세정 용액을 이용해 눈을 감은 상태에서 속눈썹 뿌리 방향을 따라 부드럽게 닦아주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며 "겨울철에는 실내 난방으로 공기가 건조해져 눈물 증발이 증가하므로, 가습기 사용이나 주기적인 환기를 통해 실내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