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홈페이지정보바로가기

  •  건강컬럼 
  •  의학정보 >
  • 홈 >

건강컬럼

제목

자궁경부암, 젊은 층도 안심 못 해…"HPV 백신 접종·정기 검진이 예방의 핵심" [인터뷰]

image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여성 생식기암으로, 국내 여성암 가운데 다섯 번째로 유병률이 높다. 특히 최근에는 20~40대 젊은 여성에서도 적잖이 발생해, 나이에 관계없이 모든 여성에게 경각심이 필요한 질환이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병이 진행된 뒤에 발견되면 치료가 까다로워지며 사망 위험 또한 높아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1기 자궁경부암의 5년 생존율은 85~90%에 달하지만, 3기 이후로는 50% 이하로 급격히 떨어진다.

다행히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세포검사(pap smear)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산부인과 전문의 이원준 원장(플로라여성의원)은 "hpv는 성 접촉을 통해 쉽게 감염될 수 있어 젊은 여성도 안심할 수 없다"라면서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정기 검진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예방 효과를 높이기 위한 백신 접종도 적극 권장된다"라고 강조했다. 자궁경부암의 원인과 초기 증상, 정기 검진의 시기와 백신의 효과까지, 이 원장으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q.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요?
자궁경부암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바로 hpv, 즉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입니다. 실제로 자궁경부암 환자의 거의 99% 이상에서 hpv 감염이 확인될 정도로 연관성이 강한데요. 이 바이러스는 100여 가지 이상의 유형이 있으며, 국가별로 약간 차이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그중 16형과 18형이 자궁경부암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고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hpv는 주로 성접촉을 통해 전파되는데, 일시적으로 감염되었다가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일부 고위험형 hpv가 장기간 자궁경부에 머물면 세포 변화가 생기고, 시간이 지나 암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다만 hpv 감염만으로 모두가 자궁경부암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흡연, 면역력 저하, 장기적인 피임약 복용, 성 파트너 수, 위생 상태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함께 작용해 암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즉, hpv 감염은 '필수 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라고 봐야 합니다.

q. 최근 20~30대 젊은 여성에게서도 자궁경부암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이유는 무엇인가요?
실제로 의료현장에서 자궁경부암의 발병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는 추세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주로 40대 이상 여성에게 진단되던 암이었지만, 최근에는 20~30대 환자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성관계 시작 시기의 변화입니다. 요즘은 성생활이 빨라지고 다양해지면서, hpv에 일찍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hpv는 단일 성 파트너 관계에서도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생활 방식과 관계없이 누구나 감염 위험이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백신 접종률과 정기 검진 참여율이 낮은 것도 원인입니다. hpv 백신의 존재는 잘 알려져 있지만 적절한 접종 시기를 놓치거나, "나는 아직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20대 여성의 경우 직장과 일상생활로 인해 산부인과 방문을 꺼리거나 정기 검진을 소홀히 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자궁경부암은 젊다고 해서 예외가 되는 질환이 아닙니다. 오히려 20~30대는 hpv 감염이 가장 흔한 시기이기 때문에 더 경각심을 갖고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q. 자궁경부암은 다른 부인과 암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무엇보다도 자궁경부암은 원인과 예방이 비교적 명확합니다. hpv라는 뚜렷한 원인이 있고, hpv 백신 접종과 정기적인 자궁경부세포검사, hpv dna 검사 등을 통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암입니다. 반면, 난소암은 정확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조기 진단이 어려워 '침묵의 암'이라 불릴 만큼 예후가 좋지 않은 편입니다.

자궁경부암은 조기 발견이 가능하고, 예후도 상대적으로 좋은 암입니다. 전 암 단계인 자궁경부 이형성증을 거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만 잘 받아도 아주 초기 단계에서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습니다. 이는 복강 깊숙한 부위에서 자라 모호한 증상으로 늦게 진단되는 난소암과는 다른 점입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자궁경부암은 젊은 여성에게도 흔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30대의 비교적 이른 나이에 발병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특히 젊은 여성층에서는 예방과 정기 검진이 더욱 강조되어야 합니다.

치료 방법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자궁경부암은 조기 진단 시 자궁을 보존하면서 치료할 수 있는 경우가 있으며, 병기와 상태에 따라 수술, 방사선, 항암치료가 병합되기도 합니다. 반면, 자궁내막암은 주로 폐경 이후 여성에서 발생하고 치료 시 자궁을 제거하는 수술이 기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자궁경부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고 하는데, 어떤 징후를 주의해야 할까요?
자궁경부암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용한 암'으로 불립니다. 하지만 병이 진행되면 다양한 신호들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여성이라면 일상 속 변화에 주의를 기울이셔야 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성관계 후 출혈
자궁경부암 초기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성관계 이후 소량의 출혈이 반복된다면 자궁경부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폐경 이후 출혈이 있다면 반드시 검진이 필요합니다.

② 원인 모를 질 출혈
생리 주기와 관계없는 불규칙한 질 출혈도 경계해야 합니다. 특히 생리가 끝난 이후에도 계속해서 피가 비친다면 꼭 산부인과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③ 질 분비물의 양 또는 냄새 변화
분비물의 양이 갑자기 늘어나거나 악취가 나고, 색깔이 평소와 다르다면 자궁경부의 염증이나 병변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암이 진행되면 조직이 괴사되면서 냄새가 심해지기도 합니다.

④ 골반 통증 또는 하복부 불편감
암이 진행되어 주변 조직을 침범하게 되면 골반 통증이나 허리 통증, 하지 부종 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⑤ 배뇨·배변 이상
자궁경부 주변 장기를 누르거나 침범하게 되면,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배변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진행성 자궁경부암의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위와 같은 증상들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증상이 없을 때 정기 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q. 그렇다면 자궁경부암 검진은 언제부터,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나요?
자궁경부암은 조기 발견이 가능하고, 조기에 치료하면 예후도 매우 좋은 암입니다. 만 20세 이상 또는 성관계를 시작한 여성은 자궁경부세포검사(pap smear)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년에 한 번, 국가암검진 사업을 통해 무료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만 30세 이상 여성의 경우에는 hpv 검사까지 병행하는 것이 정확도 면에서 도움이 됩니다. 두 가지 검사를 동시에 받는 것을 '병합검사(co-testing)'라고 하는데, 결과가 모두 정상이면 검진 주기를 3~5년까지 연장할 수 있습니다.

단, 과거에 자궁경부 이형성증 진단을 받았거나 고위험 hpv 감염 이력, 장기이식·hiv 감염 등 면역저하 상태인 경우에는 더 자주 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이 경우 전문의 상담을 통해 맞춤형 검진 주기를 정해야 합니다.

q.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 예방에 얼마나 효과적인가요?
hpv 백신은 자궁경부암 예방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수단 중 하나입니다. 특히 16형과 18형 등 고위험군 hpv는 전체 자궁경부암의 약 70%를 차지하는데요, 현재 사용되는 '9가 백신(가다실9)'은 9가지 고위험 유형을 한꺼번에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자궁경부암 발생 위험을 90% 이상 줄일 수 있습니다.

백신은 성관계 전, 가능한 이른 시기에 접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내 지침 모두 만 9세 이상이면 성 경험 여부와 관계없이 접종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만 9~14세의 경우 2회 접종으로 충분한 면역 효과가 있으며, 15세 이후는 3회 접종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만 12세 여아를 대상으로 무료 예방접종을 시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남성도 hpv 관련 질환(항문암, 생식기 사마귀 등) 예방을 위해 접종을 권장하는 추세입니다.

q. 이미 성관계를 시작했거나 hpv에 감염된 적이 있다면 백신은 의미가 없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일부 hpv 유형에 이미 감염된 경우라도 다른 유형에 대한 예방 효과는 여전히 기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 경험이 있거나 감염 이력이 있더라도 "이미 늦었다"라고 포기하지 마시고, 의료진과 상담해 접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백신은 의미 있습니다.

또한 성 경험이 없다고 해도 자궁경부암의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드물게 간접 접촉이나 hpv 외의 요인으로도 자궁경부 세포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정기 검진은 보통 성 경험 이후부터 권장되지만, 분비물 증가나 불규칙한 질 출혈 등 이상 증상이 있다면 성 경험 여부와 관계없이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q.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이 있을까요?
자궁경부암은 몇 가지 원인만 잘 관리해도 충분히 예방 가능한 암입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hpv 감염 예방, 면역력 유지, 정기 검진, 백신 접종이 중요합니다.

먼저, 안정적인 성생활 유지와 콘돔 사용은 hpv 전파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물론 콘돔이 100% 예방해 주진 않지만,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줄여주는 보조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면역력 관리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스트레스, 수면 부족, 과도한 음주, 불균형한 식사는 모두 면역력 저하로 이어져 hpv가 체내에 오래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금연은 매우 중요합니다. 담배 속 발암물질은 자궁경부 세포에 손상을 주고, hpv 감염 시 바이러스 제거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정기 검진과 백신 접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생활습관을 아무리 잘 관리해도, 정기 검진 없이 자궁경부암을 조기에 발견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자각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도 이상세포가 진행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hpv 백신 접종은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 중 하나입니다. 간혹 "백신 맞았으니 검사 안 받아도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hpv 백신은 고위험 유형 일부를 예방할 수는 있지만 모든 유형을 막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백신을 맞은 사람도 정기 검진은 필수입니다.